seo goun
'mourn in boundary'


“작업을 시작하려 할 때에는 항상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기대감이 가슴 한 편에 자리한다. 무언가 쉽게 설명하기 힘든 그런 꿈틀꿈틀한 것이 나의 뇌와 신경들과 팔, 다리, 손가락, 심장, 어깨, 둔부, 허파, 발가락에서 비집고 나와 나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왜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인지. 이제는 그 막연한 질문들의 틈에서 뛰쳐나와 외부의 자극과 열망과 떨림과 만나려 한다. 내가 지금껏 표현했던 모호한 이미지들의 조합과 꿈의 내러티브는 동화적 세계를 구현하거나, 현실을 너무 불분명하게 흩뜨리거나, 이전의 초현실주의 그림을 답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나는 이제 삶이 곧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인 공간을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럼으로써 내가 던져놓은 알레고리들을 보는 자들이 스스로 그들만의 사유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한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경계 안에 있는 것들을 위한 애도’에서 시작된다. 삶이 곧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인 그 세계에서는 모든 것들이 경계라는 날 위에 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욕망의 끝은 황홀경의 욕망 그 상태로 정지되어 있다. 그리고 무의식 곧 죽음이라는 깜깜한 어둠을 뚫고 내적 불안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지만 슬프거나 괴롭지 않다. 나는 이 낯선 공간 안에 있기도 하고 바깥에 있기도 하며,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외줄타기를 한다. 한없이 무거운 어둠과 부조화 속을 헤매면서 죽음의 시작과 삶의 끝으로 향하는 여정을 즐기는 것이다.
나는 그 공간에서 숨겨진 경계에 날을 세우고 나만의 방식으로 그들을 애도하고 있다. 특히 정지되어 있던 황홀경의 욕망은 스스로 심연의 본질을 드러내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안에 있는 것들을 애도하기 위한 죽음이라는 방어벽을 치고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artist's stat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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